글 작성자: DevJonny

 

"나 내일부터 다이어트할 거야."

"한 달 동안 살 뺄 거야."

 

항상 들을 때마다 궁금하다.

얼마나 갈까?

 

경험상 진짜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몸에 변화가 생긴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혹은 저 말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내뱉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체 어째서 건강 혹은 미(美)를 위해서 살을 뺀다고 해도 이를 이루기가 어려운 걸까?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식욕이라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생존을 위해서 인간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이 에너지는 음식에서 얻을 수 있게 된다.

 

'아니, 대체 식욕이랑 다이어트를 못하는 거랑 무슨 관계가 있지???'

 

이 의문을 해결하려면 시대를 현대 사회가 아닌 훨씬 과거로 돌려야 한다.

그리고 유전적 진화 과정을 생각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맛있는 과일이 열린 나무

 

10만 년 전, KarinMaria라는 두 명의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저 멀리 맛있는 과일이 열려있는 나무가 있다.

 

카린은 배가 고파서 음식을 찾던 중, 과일이 열린 나무로 달려갔고 배가 적당히 부를 때까지만 먹고 나머지 과일은 남겨두었다.

 

그러고서 다음 날, 배가 고파진 카린은 나무로 다시 달려갔지만 누군가가 모두 다 따가서 없어진 상태였다.

과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에너지를 얻을 음식이 없어졌다는 것이고, 이는 곧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다.

 

 

반대로, 마리아는 단 맛을 감지하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어서 과일을 먹을 때 뇌에서 도파민(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동기 부여 물질)이 많이 분비된다.

 

마리아도 과일이 열려있는 나무를 향해 달려갔는데,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배가 불러도 나무에 있는 모든 과일을 먹고 싶어 한다. 그래서 배가 터지도록 많이 먹었다.

 

그다음 날, 또다시 단 맛을 느끼고 싶어서 나무로 달려갔는데 누군가가 다 따가고 없어진 상태였다.

물론 나쁜 소식이지만, 마리아는 어제 충분히 배가 터지도록 먹었기 때문에 그대로 물러났다.

 

여기서 카린과 마리아 중에 마리아의 생존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다.

인간은 소모하지 않은 칼로리를 지방의 형태로 저장해서 먹을 것이 없을 때 굶주림으로부터 보호해준다.

 

그 덕분에 마리아는 자신의 유전자를 후손에 남길 확률이 더 높아지고 칼로리를 지방으로 축적하는 특질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유전적 특질은 수천 년에 걸쳐서 일반적인 특질로 자리 잡는다.

 

그럼 이제 카린과 마리아를 현대 사회로 소환해보자.

 

패스트푸드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사실상 돈만 있으면 음식을 무한대로 제공받을 수 있다.

 

카린은 맥도날드로 들어가서 햄버거 하나로 만족스럽게 배를 채우고 나갈 것이다.

하지만 마리아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행복하기 때문에 배가 불러도 계속해서 먹으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카린은 본인이 먹고 싶은 정도로만 먹을 것이고

마리아는 배가 터지도록 먹을 것이다.

 

 

이쯤 돼서 생각해보자.

 

카린의 입장에서는 돈만 있으면 음식이 계속 제공되니까 몸에 음식을 축적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마리아는 음식을 계속 먹으려고 하는 욕구 때문에 체중이 늘어나고 여러 합병증을 겪게 될 것이다.

 

과거의 생존 본능이 현대 사회에서 불리하게 변화된 셈이다.

 

음식을 쉽게 구하게 해주는 어플들

 

사실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는 불과 두어 세대밖에 되지 않았고 인류는 이에 맞게 변화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우리는 먹을 것을 보면

 

"먹어버려. 내일 아침에는 남아 있는 게 없을 걸!"

 

이라고 뇌가 우리를 자극할 것이다.

 

위와 같은 생물학적 문제 때문에 음식을 보면 배불러도 그렇게 먹고 싶어 지는 것이다.

특히나 배민, 요기요, 배달통 같은 배달 어플은 음식을 정말 쉽게 구하게 해주는 도구이다.

 

매일매일 먹으면 기쁘고

언제든지 어플을 통해서 또 음식을 주문할 수 있으니

인간에게 있어서 얼마나 기쁘고 좋은 도구이지 않은가.

 

...

 

물론 살이 찌기 굉장히 좋은 도구이기도 하지만..

 


 

결론적으로,

인간은 생존을 위해서 음식을 축적하려고 하기 때문에 다이어트라는 목표를 정말 이루기 어려운 것이다.

진정 본인이 살을 빼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아, 이것만 먹고 내일부터는 진짜 살 뺀다."

 

라는 헛소리를 제발.. 하지 말자.

어차피 못 이룰 거 다 아니까.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348103 

이 글은 본인이 "인스타 브레인"을 읽고 내용을 인용하여 작성한 글 입니다.

책 광고 아님.

 

인스타 브레인

21세기 시간 도둑, 스마트폰은 우리 뇌를 어떻게 바꾸었나?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작가, 안데르스 한센의 디지털 뇌 분석서하루 평균 2600번의 터치, 스크린 타

book.naver.com

 

'Scie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행기의 습도가 낮은 이유?  (0) 2021.10.09